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닮아서 ‘알리’ 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며 프랑스 선수로는 유일하게 Top 10에 머무르며 테니스 명가 프랑스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또한, ATP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역선수들 중 4개의 그랜드슬램 대회 모두 8강까지 진출하고, 빅 4(페더러, 조코비치, 나달, 머레이)를 모두 이겨본 몇 안 되는 선수중의 한 명이다. ATP 통산 단식 10승, 복식 4승을 올리며 상금으로만 130억 원이 넘게 벌었다. 그의 테니스 경로를 살펴보고 우리 선수들이 배울 점은 없는지 살펴보자.

성공의 토대는 아버지로부터
송가는 1985년 4월 17일 프랑스의 레만(Le Mans)에서 콩고인 아버지 디디에르(Didier)와 프랑스인 어머니 에블린(Evelyne) 사이에서 태어났다. 가봉에서 태어나 콩고에서 자라 핸드볼 선수로 활약하던 아버지는 1974년 중앙아프리카 최우수 선수로 선정될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좀 더 큰 무대에서 프로선수로 성공하겠다는 청운의 꿈을 품고, 1975년 콩고에서 프랑스의 레만으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살던 어머니 에블린(Evelyne)을 만나 결혼했다. 송가가 8세 때 아버지는 자신의 운동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아들을 동네의 테니스 코트로 데려가 테니스를 배우게 했고, 5년 후 포이티어에 있는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받게 하는 등 아들의 성공을 위한 토대를 다져 주었다.

코치 위노그래드스키(Eric Winogradsky)
2003년 US오픈 주니어부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2위로 화려한 주니어 시절을 보낸 송가가 2004년 프로로 전향했을 때, 프랑스 테니스협회는 송가의 투어전담코치로 에릭 위노그래드스키를 선임했다. 그는 ATP 투어선수였지만 단식은 한 번도 결승에 진출한 적이 없었고, 최고 랭킹은 89위에 불과했지만, 복식에서는 2개의 타이틀과 함께 최고랭킹이 17위까지 오른 적도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그는 선수와 지도자는 전혀 다른 것이라는 걸 보여줄 작정이라도 한 듯 2004년부터 2011년까지 7년간 송가와 함께 하면서 5번의 우승과 함께 그를 세계랭킹 6위까지 끌어 올린 탁월한 코치가 되었다. 테니스에서 톱 클래스의 스타들을 키운 대부분의 탁월한 코치들은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내지 못했거나, 심지어 프로투어 경험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위대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 이외에도 재능이 필요하지만, 위대한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대신 열정과 헌신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시드(seed)없이 결승까지
송가가 ATP 무대에서 조명을 받게 된 것은 2008년 호주오픈에서였다. 당시 그의 랭킹은 40위 권 부근이어서 시드를 배정받지 못했고, 그는 1라운드에서 9번 시드인 앤디 머레이를 맞아 3:1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후 승승장구, 준결승에서 2번 시드 라파엘 나달을 꺾고 결승에 진출하여 조코비치에게 1:3으로 패하며 분루를 삼켰지만, 송가는 그 대회에서 조코비치에게 한 세트를 빼앗은 유일한 선수였다. 이후 그의 랭킹은 10위권대로 진입하면서 톱 클래스의 선수로 거듭나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되었고, 지금도 끊임없이 정상을 노리고 있다.

플레이 스타일
강하고 묵직한 포 핸드를 주무기로 하는 공격형 베이스라이너(offensive baseliner)이지만, 강력한 서브를 바탕으로 서브 앤 발리(serve-and-volley)를 잘 구사하는 몇 안 되는 선수중의 하나이다.
양손 백핸드를 구사하지만, 2011년 한 손 백핸드도 장착하여 실전에 활용한다. 가장 좋아하는 코트는 하드코트(hard courts)이며, 실제로 자신의 통산 우승 10회는 모두 하드코트에서 이룬 것이다.

알려지지 않은 내면을 엿 본 인터뷰(2012.6.15. 영국의 데일리 메일)
-스포츠 영웅(sporting hero)은 누구인가?
=테니스는 팻 라프터와 마라 사핀, 농구의 마이클 조단, 축구는 지네딘 지단이다.
-운동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했을 것 같은가?
=파리에서 소방관이 되고 싶었다. 프랑스의 소방대는 스포츠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소방관은 위험하지만 매우 짜릿하고 흥분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기억하는 최악의 순간은?
=프랑스오픈 조코비치와의 경기에서 네 번의 매치포인트를 잡고 졌을 때다. 보통 시합에 졌을 때 5분만 지나면 금방 털어버리고 농담도 하는데, 그 시합은 털어버리는 데 며칠 걸렸다.
-집이 불타고 있다면, 무엇을 들고 나오겠는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것들은 그저 물건 일 뿐이어서 크게 신경 쓰진 않지만, 굳이 말하자면 우승트로피인데 그것도 결국 다 껍데기에 불과한 것 아닌가.
-당신이 들어 본 최고의 충고는?
=꿈꾸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현재의 삶에 충실해라(Don’t spend your time dreaming, live life now).
-당신의 일생을 그린 영화에서 어떤 배우가 당신 역을 맡았으면 좋겠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덴젤 워싱턴=
-현재까지 당신 사 본 것 중 가장 비싼 것은?
=스위스 니용에 있는 집이다.
-당신의 비밀 한 가지만 말해달라
=사실 난 스케이트 보드와 롤러 블레이드를 엄청 좋아하는데, 테니스 때문에 주위에서 못하게 한다.

글 이진국 기자 사진 Getty Images/멀티비츠

조-윌프레드 송가는

생년월일 1985.4.17.(28세)
출생지 프랑스 레망
국적 프랑스
키/몸무게 188cm/91kg
프로데뷔 2004년
현재랭킹 8위
성적 단식10회/복식4회/2008호주오픈 준우승
통산상금 약 13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