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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이 또 이겼다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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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4.30  02: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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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달이 경기를 이기자 팬들이 감사하다는 문구를 들며 기뻐하고 있다

훌륭한 투우사와 훌륭한 소가 있어여 훌륭한 투우가 되듯 빨간 클레이코트에서 테니스 경기가 훌륭하려면 훌륭한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한쪽이 나이가 많아 코트에서 뛰지 못하고 랠리가 길어지지 않고 두세번에 포인트가 나면 휼륭한 경기가 되지 못해 직관하는 관중들은 경기장을 들락날락 거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훌륭한 선수의 급작스런 공격과 철저한 수비로 인해 또 다른 선수가 발휘해야 하는 기술과 끈기가 줄기차게 보여질때 경기는 볼만하면서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된다. 

고별무대를 다니는 라파엘 나달의 경기에서의 승리는 이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나달의 승리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1. 에이스 구사하지 않는 안정된 첫서브를 상대 백핸드쪽으로 넣는다.
2. 포핸드 톱스핀을 구사해 상대 백핸드쪽에 거의 대부분의 볼(70%)을 보낸다.
3. 상대를 좌우로 흔들어 리턴을 어렵게 해 실수를 유도한다.

나달이 또 이겼다.
29일(스페인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오픈 3회전에서 아르헨티나의 페드로 카친을 6-1 6-7<5> 6-3으로 이기고 4회전에 진출하며 한 대회에서 3번 연속 승리를 기록했다. 나달이 코트에서 뛰어다닌 시간은 총 3시간 4분이다. 

1세트 일찌감치 상대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6대1로 이기자 경기장은 고별무대가 아닌 긴장감이 크게 떨어진 나달의 일상 경기 분위기로 변했다.
클레이코트 세계 1위와 90위 선수의 대결로 승부가 이미 결정된 듯 했다.
1시간넘게 코트에서 뛰면 몸이 힘들어 하던 나달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나달은 누구보다 코트의 상대 움직임을 잘 읽고 있음을 확인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이제 마드리드 은퇴 경기로 여긴 나달의 태도가 달라졌다.
이기려고 달려들며 자신의 현재 위치를 망각했다. 죽지않고 그저 사라져 가는 노병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었다. 이제 누구와 만나 경기해도 이기고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하게 했다.

2세트에서 카친이 나달의 승리 방정식을 정확하게 읽고 나달을 이겨냈다. 카친은 현재 랭킹이 90위에 불과하지만 이번 대회 2회전에서 미국의 프란시스 티아포를 7-6<1> 3-6 6-4로 이기고 올라온 강자다. 그 실력을 나달과의 2세트에서 보였다.

나달로서도 이제 공짜는 없고 사력을 다해야만 승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2세트 세번씩이나 서비스게임을 내줘 내내 밀리다 타이브레이크까지 간 나달은 서브 위력이 전혀없어 타이브레이크 5대7로 세트를 내줘 승부는 원점이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3세트를 나달이 따 최종 승자가 된다는 것은 확실하지 않았다.

경기시작 3시간 4분을 버틴 나달이 결국 승리했다. 나달은 기뻐했고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승리를 축하했다. 나달은 이제 보호랭킹으로 출전한 선수가 아닌 우승 확률 1%를 가진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나달의 3일 16강전 상대는 체키아의 이리 레흐카로 결정됐다.

나달은 "어떤 순간은 좋았고 어떤 순간은 좋지 않았지만 헤쳐나갈 방법을 찾았다"며 "세 번째 세트에서는 약간의 실수가 있어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3시간 4분 만에 힘겨운 승리를 거둘 만큼 육체적으로 강인한 모습을 보인 나달은 "내일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수없다"며 "몸이 허락한다면 내일은 또 다른 꿈을 꾸는 날이 된다. 성원해주는 관중들 앞에서 계속 경기하는 것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나달의 마드리드 마지막 밤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1세트 나달의 포핸드톱스핀 상대코트 플레이스먼트. 상대 백핸드쪽으로 70%로 공을 높이 보내며 상대가 공격을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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