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84위, 당진시청)가 한국 선수 최초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회 우승을 했다.

권순우는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단식 결승에서 탄탄한 실력의 보유자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스페인, 26위)을 2대1(6-4 3-6 7-6(4))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21년 9월 카자흐스탄 누루술탄 아스트나오픈에서 자신의 첫 ATP 투어 우승을 차지했던 권순우는 한국 선수 최최로 두 차례 ATP 투어 타이틀을 획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은 두 차례 ATP 투어 결승에 진출해서 2001년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 준우승,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형택의 우승이 한국 선수 최초의 ATP 투어 대회 우승이었다면. 권순우는 한국 선수로서 18년 8개월만에 누르술탄오픈에서 우승하고 다시 투어 우승을 했다. 

이번 권순우의 우승은 값지다. 예선 2회전에서 토마시 마차(체코, 115위)에게 패배해서 탈락했다.

그러나 본선 진출자 중 부상으로 기권한 선수가 나오면서 추첨을 통해 '러키 루저'로 선정돼서 극적으로 본선에 합류했다. 

기사회생한 권순우는 16강부터 세계 15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스페인, 15위)를을 꺾은데 이어 결승전에서도 랭커인 아굿을 잡아내고 우승했다. 

서의호 기술 위원은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권순우가 결국 일을 냈다. 역사상 10번째 러키루저 우승이다. 달라진건 서브이고 더블폴트가 현저히 줄고 서브게임을 이길수 있었다. 스트로크도 자신감이 더 올라갔다. 본선에서 그동안 졌던 모든 선수를 이기면서 신기할 정도로 한단계 크게 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테니스는 실력이 어느순간 갑자기 뛰어 오르는 스포츠다. 10위권 알리아심. 부스타. 아굿. 등을 이기면서 월드클래스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호주 오픈에서 일을 낼것이고 2023년에 세계랭킹 10위권 접근도 가능하다 갑자기 감이 들어오면 쉽게 그 감은 떠나지 않는다. 2023년은 권순우의 해가 될 전망이고 주니어 한국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다."

서 위원은 " 오늘의 권순우 선수의 ATP 우승에 유다니엘 코치와 코치진의 수고에 감사하다. 오직 권-유 듀오의 정진을 바란다. 머리 짧게 깍은 권선수의 모습과 찍어내리는 서브의 발전에서 감사하다"고 감격해 했다.

아래는 권순우 경기 후 인터뷰 

-이번 대회에서 20위권 선수를 2명 꺾었는데, 비결은

=러키 루저로 올라와서 1회전부터 예선에서 졌던 선수와 만나 힘들었다. 1회전 승리 후 2회전부터 부담없이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선수들을 연파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결승에선 모든 걸 쏟아부었다.

-이날 경기를 한국팬들이 많이 지켜봤다. 예측할 수 없는 팽팽한 경기를 했는데 끝까지 이길 거라는 믿음 있었나.

=러키 루저로 올라와서 부담이 없었느데 올라갈수록 간절함이 생겼다. 오늘은 어제나 그전보다 경기력이 안좋아 긴장했다. 믿음보다는 결승이니만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보니 결과가 좋았다.

-오늘 경기에서 한 두 스텝 앞에서 치는 기술적 모습을 보여줬다. 미리 준비했나.

=탑 100위안이나 50위 안에 드는 선수 모두 에러없이 잘치는 건 똑같다. 코치님과 내 공격이 더 좋다고 생각하면 더 높이 올라갈 것이라고 얘기했고 좋은 모습이 나왔다.

-호주오픈 1회전 상대가 유뱅크스다

=대진운이 좋다고 생각 안한다. 메이저 대회 본선 뛰는 선수면 경기력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질수도 이길수도 있겠지만 나는 젊다. 회복 잘하면 어려운 경기라도 잘 치를 것이다.

-투어 2승을 한 건 이형택도 못한 것인데

=기록적인 부분은 생각 안해봤다. 한국의 역사가 되면 좋지만 그런걸 생각하면 오히려 부담이 된다. 오늘은 그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서브가 좋아졌는데 비결은? 새 라켓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나

=서브는 스피드를 위해 힘빼고 코스를 보면서 성공률을 높이려고 했는데 힘이 잘 받았다. 또 실내 경기다보니 잘 터진 부분도 있다. 라켓 관련은 예민해서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