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한국시간)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 H조 3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한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은 경고가 내려질 것을 알고도 과감하게 상의를 탈의하며 관중석을 향해 달려갔다.

기다렸다는 듯 파쿤도 테요 아르헨티나 주심은 황희찬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004년부터 경기 시간 관리를 위해 선수가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할 경우 경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G조 3차전에서 브라질에게 패배를 안긴 카메룬 공격수 뱅상 아부바카르도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펼치다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앞서 이미 옐로카드를 한번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의 탈의를 한 황희찬이 입고 있던 독특한 모양의 내의가 관중은 물론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속옷처럼 특정 부위를 가리는 것도 아니다 보니 어떤 용도인지 궁금증을 자아낸 것이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황희찬의 검은색 내의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다소 민망하기까지 한 옷의 정체가 궁금해진 것이다.

알고 보니 이 옷은 전자 성능 추적 시스템(ElectronicPerformance & Tracking System·EPTS)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과학 장비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기가 탑재돼 있다.

길이 18cm, 무게 53g 정도로 작고 가벼운 편으로 가속도·심박 센서 등이 내장돼 있다. 이를 통해 실시간 선수들의 이동거리, 속도 등을 분석해 선수의 현재 상태를 보다 세밀하게 체크할 수 있다.

한국형 EPTS(경기력 분석) 웨어러블 기기

포항공대 국내 원천기술 기반 개발…FIFA 인증 마쳐
우선 유소년 축구 국가대표님에 시범 적용

선수가 몸에 부착하고 경기력을 측정하는 장치인 EPTS(Electronic Performance & Tracking System) 웨어러블 기기. 우리 기술로 더욱 진화한 한국형 EPTS가 개발됐다.

포함공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 지원 사업’에서 연구 4년차인 올해 국내 원천 기술 기반으로 세계적 수준의 EPTS를 개발했다고 문체부가 22일 발표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기존 기기에 비해 초소형·초경량으로 제작됐고, 차세대 무선 기술인 ‘초광대역(Ultra-wideband, UWB) 통신기술’과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연산(On-device AI Processing)’ 기술을 접목해 정밀하게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전력 소비량도 30% 이상 절감했다. 기기 통합으로 실시간으로 심장 박동수도 수집할 수 있다.

이를 경기에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 이미 올 1월 국제축구연맹(FIFA) 인증을 마친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올해 유소년 국가대표팀에 시범 적용하고 순차적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해외기기를 사용하다 국내 기기를 적용함에 따라 ‘데이터 주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문체부와 체진공은 2018년부터 종목별 특성에 맞는 선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축구는 포항공과대학교 스포츠산업지원센터(센터장 김영석 교수)와 대한축구협회, 봅슬레이·스켈레톤은 한국정보공학(주)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을 주관 연구기관과 참여 기관으로 선정해 2022년까지 5년간 총 10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