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WTA 코리아오픈 복식 우승자 인터뷰]

-오늘 우승에 대한 소감은?
=비크마이어 : 이번 우승은 엄마가 된 후 첫 우승이라 감회가 새롭고 기쁨 또한 배가 되었다. 특히 투어 내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인 키키 (믈라데노비치의 애칭)와 함께할 수 있어서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고, 많은 관중 앞에서 우승한 오늘 매우 기쁘고, 감사하며, 매 순간을 더욱 즐기려 하고 있다.

=믈라데노비치 : 야니나의 소감과 비슷하다. 처음으로 복식에서 호흡을 맞췄는데 이번 대회에 함께출전하기로 한 것은 매우 잘한 결정이었다. 이번 주 내내 평소와는 조금 다른 부담감을 느꼈는데, 야니나와 오랜 시간 친구로 지냈고 그녀가 엄마가 된 후 다시 투어에 복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기에 그녀에게 트로피를 안겨주고 싶었다 (비크마이어는 2010년 단식 전 세계 12위를 기록한 톱 랭커였으나, 잦은 부상과 함께 작년 4월 딸을 출산하며 올해부터 투어에 본격적으로 복귀)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과 함께 했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좋은 친구와 함께 코트를 누빌 수 있어서 더욱 뜻 깊었고 오늘 그녀의 플레이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 복식은 두 선수 모두 잘해야 결과로 이어지는데 그녀가 출산 후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준 것에 대해 자랑스럽고 축하해주고 싶다. 그녀 뿐만 아니라 나의 플레이 역시 이번 주 내내 만족할 수준이었고, 우승 세레모니 때에 언급했듯이 복식 결승전에 이렇게 많은 관중이 찾아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고 거의 그랜드슬램 수준이다. 팬들에게 감사하고, 대회도 부족한 것이 전혀 없을 정도로 편해서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서울에서 매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지금 이 기자회견장에도 많은 기자들이 와주셔서 놀랍고 감사하다 (웃음)

-2세트 초반을 제외하곤 거의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내내 리드를 잡았다. 오늘 승리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비크마이어 : 키키가 뛰어난 복식 선수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매우 오랜만에 이런 자리에 서게 되어 긴장되고 결승전 같은 큰 경기가 이젠 너무 어색하다고 키키에게 농담으로 얘기하기도 했는데, 그녀의 존재가 나에겐 큰 힘이 되었다. 오늘 상대 선수들 또한 복식 전문 선수들이라 나 또한 평소보다 더 노련한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집중했는데, 키키와 시합 전 세운 전략처럼 오늘은 잘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기기 위해 공을 치다 보니 공격적인 플레이가 살아나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2세트 초반 살짝 긴장되면서 몇 개의 리턴 실수가 나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긍정적인 기운을 서로 주고 받으며 매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한다는 것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플레이를 펼쳐 더욱 기쁘다.

-두 선수가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이 조합은 어떻게 이뤄졌나? 앞으로도 이 팀워크를 기대해도 좋을까?

=믈라데노비치 : 지난 몇 년간은 복식에서 같은 선수와 풀 시즌을 뛰긴 했으나, 최근엔 단식에 집중하기 위해 복식에는 자주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야니나가 나에게 먼저 문자를 보냈고, 아마도 코리아오픈 출전 명단에 내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연락한 것 같다. 10년 이상 알고 지낸 친구이기도 하고 나로서도 오랜만에 복식을 뛰는 것이기 때문에 흔쾌히 함께 나가기로 결정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경우에만 복식 파트너로 나서는 성격이라 야니나가 먼저 묻지 않았어도 내가 분명 제안을 했을 것이다. 이번 주 같이 우승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고, 투어 선수로서 테니스도 중요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도 소중한데, 좋은 친구와 함께 해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남을 것이고 그녀의 ‘복직’ 또한 축하한다 (웃음) 기회가 된다면 그녀와 또 다시 복식에 나설 것이라 믿고, 그렇지 않더라도 친구로서의 애뜻한 관계는 영원할 것이다.

-한국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었나? 경기 중에는 물론 경기가 끝난 후에도 모든 행동 하나 하나에 엄청난 리액션을 해주며 사랑을 보여줬다. 내년에도 팬들과의 재회를 기대해도 좋을지?

=비크마이어 : 키키와 같은 생각이겠지만 서울의 관중은 정말 대단하고 세계 다른 곳과 비교 시 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우리를 응원하든 상대를 응원하든 항상 공평하고,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늘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테니스가 개인적인 운동이고 힘들 때도 많은데, 오늘 같은 경험은 그러한 어려움을 상쇄시켜주는 기분 좋은 원동력이 된다. 팬들에 대한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내년에는 딸과 함께 한국에 방문해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키키와 다시 한번 코리아오픈에 나서고 싶고, 내년이 정말 기다려진다. 이번 주 내내 찾아와준 많은 관중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오늘 이 기분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믈라데노비치 : 야니나의 말에 동의한다. 한국 관객들은 매우 공정하고 테니스에 대한 큰 사랑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1회전에서 한국 선수를 상대했는데 자국 선수에 대한 응원이 물론 컸지만 나에 대한 응원도 그에 못지 않아 놀라웠다.. 쇼코트 외 야외코트에서의 경기에도 많은 팬들이 찾아와 응원해줬는데, 야니나에게도 얘기했지만 이렇게 많은 팬들을 본 적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 기분 좋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특히 복식 경기에서 많은 팬들과 함께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투어에서 자주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에, 이번 주 코리아오픈에서의 추억은 왜 남을 것 같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무관중으로 경기에 나서야 했던 기억을 상기시켜 보면, 팬들의 뜨거운 에너지와 경기를 즐기는 모습, 선수들에게 보여준 애정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선수로서 늘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힘써 준 대회 관계자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이번이 나의 첫 방문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역시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담아가고, 앞으로도 한국에 자주 올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