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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인생 3세트가 시작됐습니다”써티올테니스 3호점 권용재 대표 이야기
박종규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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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8.26  06: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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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티올테니스 3호점 대표 권용재

대한민국의 수많은 테니스 유망주들은 저마다 최고가 되고픈 꿈을 품고 라켓을 잡는다.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어린 선수들은 최고의 위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그 많은 유망주들이 모두 국가대표가 되고 국제대회에서 활약하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그 많던 유망주들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현역에서 은퇴한 뒤 테니스라는 전문기술만 가지고도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한때 고교 유망주로 주목 받았던 권용재가 답을 제시해주고 있다.

수원북중 – 삼일공고 – 한국체대에서 선수생활 이후 생활체육 지도자가 된 권용재는 최근 서울 송파구에 오픈한 써티올 실내테니스연습장 3호점 대표로 일하고 있다. 그의 테니스 인생을 3세트 경기로 구분하자면, 1세트는 처음 라켓을 잡았던 10살 꼬마 시절부터 시작된다.

[1세트] 현역선수 시절 – 소요시간 14년

테니스 경기에서 1세트는 누구에게나 시행착오의 순간이다.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시드를 받고 출전한 정상급 선수들이 1세트를 내주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가장 변수가 많은 1세트와 마찬가지로, 권용재의 테니스 인생 첫 페이지는 결코 순탄한 여정은 아니었다.

“충북 충주 예성초 3학년 때 학교 테니스부 코치님의 권유로 테니스를 시작했습니다. 5학년 때 충북 대표로 전국 소년체전에 출전하게 되면서부터, 부모님께서도 저를 선수로 키우겠다고 결심하셨습니다. 그래서 6학년 때 경기도 수원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수도권 외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테니스 유망주들의 경우와 같이, 권용재도 더 넓은 무대를 경험하기 위해 경기도로 이주했다. 그리고 원하는 대로 테니스 명문고교 진학에 성공했다.

“삼일공고는 그 시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1학년 때 전국체전(단체전) 우승, 2학년 때 전국체전 준우승을 경험했고, 3학년 때는 그 해 단체전 전관왕까지 달성했습니다. 전관왕은 제가 주장으로서 이뤄냈기 때문에 더욱 값진 성과였습니다.”

“1학년 때 국제대회에 도전했던 것이 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당시에는 어린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을 독려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해외에서 열리는 ITF 국제대회에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3주간 열렸던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엄청난 고생을 했었습니다. 식단 조절이 어려웠고 상한 음식을 먹었던 탓에 장염을 앓는 상태에서, 말 그대로 토하면서 경기를 했습니다. 체력의 한계를 정신력으로 버텨내며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힘겨운 과정을 거쳐 따낸 국제대회 랭킹포인트 덕분에 국내 랭킹도 많이 오르게 되었습니다.”

“사실 중학교 때까지는 무명 선수에 불과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국제대회 성적을 통해 국내 랭킹이 급상승하며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한국체대 진학이라는 목표까지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선수로서 권용재의 전성기는 바로 이때였다. 좋은 지도자를 만나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노력을 거듭한 끝에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덕분에 테니스 명문대 진학까지 성공했다.

“중고등학교 운동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벗어나 대학생이 되니,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학교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며 대학생활을 즐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체대 1년 선배이자 현재 써티올테니스 총괄대표인 이성우 형을 많이 따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권용재의 승승장구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혀 테니스 인생의 1세트가 대학시절에 끝나게 된 것이다.

“아쉽게도 부상이라는 불운이 찾아왔습니다. 재활치료를 하며 운동을 쉬다 보니 실력이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실업팀 입단을 목표로 노력해봤지만, 제가 원하는 정도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 일반병으로 군입대를 선택했고, 전역 이후에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현역선수로서의 인생은 대학교를 끝으로 마감한 셈입니다.”

[2세트] 군 제대 후 지도자로 새출발 – 소요시간 7년


보통 1세트에서 고전했던 선수들은 2세트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플레이를 펼친다. 1세트 때 상대방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나서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다. 권용재도 선수시절에 터득한 테니스 기술을 바탕으로 24세의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제가 군에서 제대했던 2015년 당시에는 국내에 실내테니스연습장이 없었습니다. 사실 2년 동안 테니스를 쉬었으니 코치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았습니다. 지인들의 연습장에서 함께 일할 수는 있었지만, 제가 스스로 회원을 모집해서 주도적으로 레슨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처음 코치생활을 시작한 곳은 경기도 안양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 내 코트였습니다. 기존에 그 코트에서 레슨하던 코치님에게 권리금을 지불하고 레슨할 기회를 넘겨받았습니다. 회원수가 많지 않았고, 혼자서 2면의 코트 관리를 맡았습니다.”
“코트를 관리하는 일도 힘들었지만, 레슨 회원수가 20명대에서 좀처럼 늘어나지 않은 것이 더 힘겨웠습니다. 정말 흔한 아파트단지 내 코트여서 그런지 회원을 모으기가 어려웠습니다.”

   
▲ 코치 초창기 시절

권용재에게도 사회 초년생 시절은 가혹했다. 사회의 단맛 쓴맛을 경험해나가는 과정은 필수였다. 그러다가 지도자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만나게 되었다.

“지도자부 대회에 출전한 것이 코치생활에서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경기를 해보니, 테니스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느낀 것입니다. 현역선수 때와 달리,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마음껏 즐기면서 실력이 늘었습니다.”
“2017년 3월 쉐보레컵(빅인천배) 동호인대회 지도자부에서 우승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덕분에 안양 지역의 테니스 동호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에 회원이 50명 가량 늘어났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이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직접 찾아오셨던 것입니다.”
“그 중에는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회원님들도 많았습니다. 어떤 분은 저에게 레슨을 받고 개나리부에서 국화부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회원님들의 실력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 지도자부 대회 출전

 

   
▲ 2017년 3월 빅인천배 지도자부 우승

 

코치라는 직업의 흥미를 찾게 된 권용재는 스스로 발전해나가고 있었다. 단지 테니스를 잘하는 방법이 아니라, 잘 가르치는 방법을 익히게 된 것이다.

“회원수가 늘어나게 되면서부터 지도자로서의 공부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코치 초창기 시절에는 저 혼자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지만, 회원이 열심히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한국어로 된 테니스 코칭 관련 서적이나 영상물이 거의 없어서, 유튜브에 나오는 외국 코치들의 영상을 찾아보았습니다. 영어를 번역해가면서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는지 알고자 했습니다.”
“때마침 대한테니스협회에서 개최한 지도자 양성 과정에 참가했던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9박 10일 동안 함께했던 다른 코치님들의 지도 방식을 관심 깊게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에서 살아남는 비결 중 하나는 이직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권용재는 자신의 역량에 알맞은 자리를 발견했고,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갔다. 그 결과 30대 초반의 나이에 7년간의 코치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더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체대 평생교육원에서 주최하는 일반인 대상 테니스 강습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한국체대 졸업생인 덕분에 강사로서의 자격이 주어졌고, 더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에는 대학 1년 선배인 이성우 총괄대표님이 오픈한 써티올테니스 1호점에서도 레슨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습장 오픈 당시만 해도 젊은 테니스 입문자가 많지 않았지만,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내고 나니 점점 회원수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2021년에 2호점까지 확장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실내테니스연습장을 운영하는 요령을 자연스럽게 터득했습니다.”

 

   
 

[3세트] 실내테니스연습장 대표로 홀로서기 – 진행중


마지막 3세트는 전력을 다해 승리를 결정짓는 순간이다. 올해 31세의 권용재는 한 업체의 대표가 되어 테니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이했다.

“써티올테니스 1호점과 2호점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저 스스로 운동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회원님들에게 더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기술을 가르쳐드리고 싶다는 마음도 함께였습니다. 그래서 정규 규격의 코트를 마련하여 랠리가 가능한 연습장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실내연습장에서 기본기를 익힌 회원님들은 정규 코트에 나가서 경기하는 요령도 배워야 합니다. 테니스는 상대방과 공을 주고받는 경기이기 때문에 랠리를 연습해야 합니다. 하지만 야외에서 정규 코트를 체험해보고 오신 회원님들이 실내연습장과 너무 다르다고 하셔서 깊은 고민에 빠지곤 했습니다.

자신이 운영하게 될 연습장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역시 고객 만족이었다. 쉽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권용재는 회원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최적의 공간을 찾아 나섰다.

“정규 코트가 들어갈 만한 넓이의 건물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습니다. 2개월 동안 대략 30군데를 찾아 다니다가 이 건물 지하 1층을 발견한 순간 바로 계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거지에 인접해 있고, 체육시설을 위한 건물이 아닌데도 길이가 33m나 되어 정규 코트가 들어가기에 충분했습니다. 층고도 4.5m로 높아서 서브와 스매싱 연습까지 가능할 정도입니다.”

단지 넓은 코트만 내세운다면, 다른 연습장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권용재는 여러 방면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고 한다.

“요즘 실내테니스연습장의 주 고객층은 젊은 세대이기 때문에, 인테리어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감성카페 분위기를 재현했고, 화장실과 샤워장까지 고급스럽게 꾸몄습니다. 지하 공간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제거하기 위한 환기 시설도 충분합니다.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회원님들을 위해 깔끔하고 아늑한 환경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1회당 레슨 시간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대표의 입장에서는 1회당 20분 레슨을 하게 되면 30분 레슨 체제보다 당연히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원님들의 만족을 위해 1~2호점과 동일하게 1회당 30분 레슨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레슨 후 스스로 연습하고 싶어하시는 회원님들을 위해 볼머신기 전용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 최근 오픈한 써티올테니스 3호점

지도자로서 8년차를 맞이한 권용재는 지금까지 코치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 회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제는 자신이 직접 만든 공간에서 회원들과 함께 테니스를 즐기기를 바라고 있다.

“회원님들이 30분 동안 단순히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게 아닌, 재밌게 놀았다는 기분이 들도록 레슨하려고 합니다. 회원님들과 사적인 친분이 있는 건 아닌데도,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찾아와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제가 3호점을 오픈해서 레슨 장소를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따라와주신 분들은 기억에 더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 덕분에 코치로서의 자부심이 생깁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테니스를 통해 얻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은 권용재를 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나게 했다. 어쩌면 그의 테니스 인생은 연습장 대표가 된 3세트에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길이 열려 5세트까지 이어질 지도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테니스라는 전문기술이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쓰임새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수많은 유망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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