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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테니스 가르쳐 드리고 싶었어요”이영애 전 신한대 교수의 시각장애인테니스 지도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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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27  07: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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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신한대 이영애 교수
   
 

대한민국 배우와 이름이 같은 이영애 전 신한대학교 교수는 은퇴 후 일거리에 대해 고민을 했다. 연식정구 고등부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단국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재학 때 대학 테니스 선수로 활약한 이영애 교수는 여자 선수 출신 1호로 대학의 교수가 됐다. 강의와 대학 일로 바쁜 가운데 여자테니스연맹과 시니어테니스연맹, 시각장애인테니스연맹 이사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면서 정년 퇴임 후 삶에 대해 오랜 시간을 두고 생각했다. 그래서 택한 일이 일주일에 두 시간씩 두 번, 시각장애인 테니스 지도에 나섰다.
지난 5월 21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의정부 지역 시각장애인에게 테니스를 지도하고 있다.
8월 13일 이 교수의 지도 현장인 의정부 호원테니스장을 찾았다.

의정부시(시장 안병용)가 2019년 7월에 시민들에게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하고자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만든 재단법인 의정부시평생학습원에서 ‘소리로 통하는 테니스’ 프로그램을 이영애 교수와 개설하고 운영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시각장애인에게 테니스를 접하게 하는 것이다.

안 시장은 평생학습원을 개원하면서 의정부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의 행복과 희망을 약속드릴 수 있는 시민의 평생학습기관을 기대했다. 노인체육을 전공한 이영애 교수가 대학 정년 퇴임하고 의정부 일에 화답했다. 이 교수는 1984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신한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체육학 박사로 의정부시 생활체육 발전과 후진 양성에 노력해 왔다.

레슨생들은 서비스 박스 앞에서 “자 갑니다”하면서 서브를 넣고, 서브를 받는 사람은 볼에서 나오는 방울 소리로 볼의 위치를 찾아 되받아치기를 한다. 이 작업을 지난 3개월간 부단히 반복했다. 이에 앞서 이 교수는 레슨생들을 한 줄로 세워 볼 되받아치기 지도를 했다. 이 교수가 “갑니다”하면 레슨생들은 준비를 하고 임팩트 존에 볼이 오면 라켓을 휘둘러 이 교수에게 다시 볼을 보냈다. 볼 위치를 몰라 헛스윙을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스트로크에 이어 발리도 지도했다. 몸쪽에 오는 소리나는 볼을 처리했다. 공중에선 방울 소리가 일시 멈추기에 희미하게 보이는 노란공을 쫓아 라켓을 댔다. 이 교수는 발리에 이어 스매시도 가르쳤다. 스매시야말로 헛손질이 잦았다. 소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볼을 치려니 어려웠다. 그래도 될 때까지 볼이 공중으로 붕붕 떠다녔다.
그 결과 하나둘씩 라켓에 볼을 맞히더니 상대 코트에 날카롭게 꽂히기까지 하는 기적이 발생했다.

   
 

프로그램 참가자 중 한 번도 결석하지 않은 윤부근씨는 “그동안 철봉. 헬스 자전거 등은 해봤지만 테니스는 처음”이라며 “테니스장을 갈 수도 없었고 누가 같이하자는 사람도 없었다. 심지어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도 없었는데 평생학습원을 통해서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윤부근 씨를 포함해 허건형, 박교준 씨 등은 평소 다른 운동을 통해 하체를 단련해온 터라 테니스를 배우는데 진도가 빨랐고 열성적이라 수준급의 랠리를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들은 다른 운동에 비해 테니스는 함께 하는 운동이고 볼이 자주 오가면서 상대 코트에 넘기면 쾌감은 최고라고 했다.

지도하는 이 교수는 “노인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많은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며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참여해서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리로 통하는 테니스’는 특수하게 제작된 방울이 들어있는 공(지름 9cm의 스펀지볼·소프트볼 크기)을 수입해서 쓰고 있다. 잡는 느낌이 좋은 라켓(23인치 또는 25인치 라켓 사용)을 활용해 시각장애인들이 테니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스포츠 구기 종목(예를 들어 탁구)은 지면이나 플로어 위에 공을 굴려서 진행하는 평면적인 활동인데 시각장애인 테니스는 최대 두 번의 리바운드를 해서 볼을 네트 반대편으로 넘기면서 서로 공을 치는 3차원의 구기 종목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테니스 공식명칭은 ‘블라인드 테니스(Blind tennis)’라고 소개했다. 현재 이것을 개발한 일본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스페인 등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블라인드 테니스가 보급되어 있다.

시각장애인 테니스 장비인 공인 스펀지볼은 동그랗게 잘라내고 그 안에 시각장애인용 탁구공을 넣었다. 색깔은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일본 쇼에이사가 제작했다. 2 바운드, 혹은 3 바운드로 하기 때문에 청력이 발달한 시각장애인들이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각장애인들 테니스를 위해 2009년 한국시각장애인테니스연맹이 만들어졌고 2015년 사단법인으로 승격해, 회장은 영국대사와 주일대사를 지낸 전 우석대학교 라종일 총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본부 사무실은 우석대학교에 있고 특수교육과 정진자 교수가 사무를 총괄하고 있다.

한국시니어테니스연맹 김교성 전 회장이 생전에 한 시각장애인 테니스 보급에 관심을 두고 뜻을 이어 받은 이 교수는 2017년 스페인에서 열린 제1회 세계시각장애인 테니스 대회에서 준우승(우석대 소병인) 8강(우석대 김주상) 성적을 끌어냈다.

‘소리로 통하는 테니스’ 프로그램에 5개월간 매진하는 이영애 교수는 “더 많은 사람이 와서 테니스를 배워 건강과 삶의 활력을 찾았으면 좋겠다”라며 “혼자 지도하기 어려우면 강사를 더 모셔서라도 테니스를 보급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2009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정년 퇴임 후 남편과 함께 노인 복지 사업을 꼭 하고 싶다. 장애인이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과 어울려 테니스를 가르쳐 드리면서 봉사하고 싶다”라고 말한 것을 지금 오롯이 그리고 조용히 실천하고 있다. 세상 한구석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면서.


이 교수가 한창 테니스를 지도하는 의정부 호원실내테니스장(2019년 개장)은 그 시각에 옆 코트에서 의정부시청 유진선 감독과 김현승 코치가 지도하는 소속 테니스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었다. 주니어들도 그 훈련에 동참하고 있었다. 다른 코트에선 동호인 레슨을 하고 경기를 하는 등 테니스가 한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표현해 테니스 파라다이스다. 이 일의 화룡점정은 단연 ‘소리로 통하는 테니스’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가 문의 의정부시평생학습원 직업교육팀 031-826-9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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