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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실버세대 스포츠, 매직테니스
글 사진 박신구(PTA 아카데미)  |  psg25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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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23  11: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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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인구 천만 시대
 
   
▲ 노인 복지관 숫자
 
 
 

“노인복지관에서 진행할 수 있을까요?” 매년 대한체육회 후원사업으로 ‘어르신테니스교실’을 운영해 오던 필자에게 새로운 과제가 주어진 건 2019년 봄이었다. 연천군노인복지관을 찾아 사업설명회를 하는데 반응이 시원치 않다. 테니스장은 커녕 운동장 자체가 아예 없고 오로지 조그만 실내체육관 하나에 책상과 의자가 가득한 강의실들 밖에 없는데 테니스를 가르치겠다고 하니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 정도 체육관이면 충분하다는 내 말에 이미 체육관은 노래교실과 민속 무용, 요가, 탁구교실 등으로 스케줄이 꽉 차있다고 난색을 표한다. 그럼 사용가능한 공간을 보여 달라고 했더니 30인실 정도 되는 강의실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가능하면 책상과 의자를 치워주겠다고 한다. 망설임 없이 다음 주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어르신들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맞은 첫수업. 그 좁은 공간에 22명의 어르신들이 가득 모여 있다.
‘이 수업이 가능할까?’ 속으로 당황하며 매직테니스 첫 수업을 시작했다.
“제 목표는 노래강사 보다 더 인기강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유튜브에 올려서 전국의 어르신테니스교실에 사용할 교과서를 만들고 싶습니다. 어르신들이 도와 주세요”
이렇게 시작한 수업을 마치니 “너~무 행복했어요”라고 소감을 이야기하시는 어르신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다.

(유튜브 ‘어르신테니스1편 뭘한다구?’)


노인이 ‘어르신’으로 존경받느냐 ‘꼰대’로 전락하느냐의 갈림길이 스포츠 참여여부에 달려 있다면 과장일까? 꼰대의 특징이 잔소리가 많아지고 툭하면 짜증내고 누가 날 바라 봐 주기만을 고대하는 것이라면 이런 문제들이야 말로 스포츠가 답 아닐까? 스포츠를 통해 에너지를 발산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날아가니 표정도 밝아지고 잔소리 할 에너지가 아깝다. 경기를 하다 보면 승패와 무관하게 나 자신이 주인공이니 굳이 가족들의 관심을 구걸하지 않아도 된다. 스포츠를 즐기는 노인은 너그럽게 웃으며 자녀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신체 건강한 ‘어르신’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것이 실버시대에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르신들의 스포츠 참여를 적극 장려하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럼 테니스는 실버시대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어르신 테니스’는 전혀 다른 두 관점으로 바라 보아야 한다. 그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 준 대회가 2019년 10월 9일 충주탄금대 테니스장에서 열린 ‘전국어르신테니스페스티발’(대한테니스협회 주관)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열린 이 대회는 테니스 실력이 하늘과 땅끝 만큼이나 차이나는 어르신들이 1,000명 넘게 모이는 대성황을 이뤘다.

이 대회는 기존의 일반테니스대회와 매직테니스대회로 나눠 열렸는데 일반테니스대회에 참가한 어르신들은 절정에 이른 기량으로 약해진 체력을 보완하며 명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더 재밌고 아기자기한 플레이는 ‘매직테니스대회’에서 볼 수 있었다. 라켓을 잡은 지 1년 밖에 안된 6~70대 어르신들이 서너 게임을 치르며 땀흘리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어르신체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유튜브 ‘어르신테니스18편 전국대회출전’)


우리 테니스 동호인들이 경험하는 테니스 역정은 보통 다음과 같다. 어떤 계기로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마술에 푹 빠지게 된다. 그들 중 많은 테니스 매니아들은 ‘청년부’대회에서 뛰다가 어느날 ‘장년부’대회에 참가한다. 길고 긴 테니스 여정의 후반부는 젊어서의 열정이 식지 않은 채 ‘어르신테니스페스티발’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또다른 어르신들이 있다. 테니스를 배우지 못하고 60대가 훌쩍 넘어선 그들. 누구나 인정하듯이 현대에는 뭔가를 새로 시작해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의 그들에게 테니스를 전파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이 물음에 확신하지 못하는 독자에게 어르신테니스페스티발에 참가하러 가는 구력 8개월의 75세 어르신 말씀을 전하고 싶다.

“처음엔 강사에게 사기 당하는 줄 알았어요. 테니스를 가르쳐준다고 하더니 너무 쉬워서 운동 같지도 않은 것만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조금씩 테니스 기술을 배워서 8개월 만에 전국테니스대회에 출전하네요. 이제 동아리를 만들어 테니스를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유튜브 ‘어르신테니스17편 전국대회 가는길’)

어르신테니스교실(매직테니스) 수업은 어떻게 진행될까? 어르신들이 첫 수업을 마쳤을 때 긴장감에서 벗어나 “너무 쉬운데 이게 운동이 될까?”라는 생각을 한다면 매직테니스 첫 수업은 성공이다. 그 다음부터 운동의 강도를 조절하여 무리하지 않게 테니스 기술을 가르쳐 가는 능력이 매직테니스 지도자의 자질인 것이다.
볼을 만지며 놀이를 하는 단순한 수준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테니스 경기를 하는 고급 수준에 이르기까지 부상 없이 발전해 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현장에서 활용해 보면서 테니스야 말로 어르신 체육에 적극 활용 가능한 종목임을 확신한다. (유튜브 ‘pta어르신테니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후 고령화가 더욱 심화되는 추세이다. 특히 농촌은 지난 해 11월 기준 고령화율이 24.1%로 초고령 사회(20% 기준)에 접어 들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2020년 5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인체육진흥을 위한 ‘국민체육진흥법’일부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 개정 법룰안 제10조의 2항(노인체육의 진흥)을 살펴 보자.
⓵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인체육 진흥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⓶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인 건강의 유지 및 증진을 위한 맞춤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그 운영에 필요한 비용 및 시설을 지원할 수 있다.
실버시대를 맞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노인들의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도록 법률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테니스장에 젊은이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테니스장 뿐 아니라 우리나라 인구가 빠르게 고령화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테니스지도자로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스포츠 종목으로서 테니스의 역할은 어떤 것일까? 이 물음의 답은 ‘매직테니스’가 아닐까?

   
박신구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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