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방담

테니스피플에 비친 2012 한국테니스

결론은 프로화

1월11일 창간호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나라테니스 취재에 들어간 <테니스피플>이진국, 최재혁, 박원식 기자가 모여 2012년 한국테니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올해 가장 인상에 남는 취재는

이진국 기자: 삼성증권배챌린저를 꼽을 수 있다. 투어 생활을 하는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과 지도자들, 그리고 그들의 생각 등을 접하고 많은 것을 배웠다. 외국 지도자들의 관전 태도와 선수들을 다루는 방법에서 기사꺼리가 많이 나왔다.

최재혁 기자:순창 국제주니어 대회에서 사흘간 중고등학교 선수들과 동행하며 그들의 생각과 경기모습,일상생활을 가까이 지켜보며 테니스선수로서 거듭나는 과정을 취재 한 일이다. 모두 꿈이 많고 고민이 많았다. 다들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원식 기자: 한달에 두번씩 1년동안 신문을 꾸준히 냈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테니스피플>에 게재된 기사 가운데 우리나라 테니스발전에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는 기사는

이진국 기자: 한국테니스가 살길 시리즈다. 우리 나라 테니스가 당면한 현안을 정리해서 나름대로의 아이디어와 방향을 제시했다. 공론의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생각된다.

최재혁 기자: 실업선수들의 유소년후원회 기사다.취재하는 기자도 그들을 마음속으로 후원하고 있다는 일체감과 뿌듯함을 느꼈다. 실업선수들이 초등 주니어선수들과 잘 연결이 되면 금방이라도 좋은 선수가 쏟아질 것 같았다.

박원식 기자:어린이테니스 보급 관련 기사다. 기사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년을 앞둔 직장인이 은퇴후 어린이테니스 장비를 싣고 전국을 다니며 어린이들에게 테니스를 보급하겠다는 테니스매니아가 나와서 기뻤다.

▲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 중등부 시상식을 취재하고 있는 최재혁 기자(오른쪽 카메라 촬영중인 사람)

-취재하면서 인상에 남는 선수는

이:한솔의 후원을 받고 건국대 소속인 정석영 선수다. 선수 개인의 마인드 셋(mindset)과 목표의식, 그리고 자기관리와 팀(부모/코치/스폰서 등)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롤 모델이다.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부모가 전적으로 한솔에 맡긴 것이나 새로운 미국인 코치를 구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선수의 마음 자세가 좋아 보였다.

최:김영준선수.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러나 선뜻 나서기 힘든 일을 자신의 위치에서 잘하고 있다고 비쳐진다.

박: 주니어 정현. 연초에 인터뷰를 할 때 올해안에 세계 10위권에 들 줄은 몰랐다. 개인적으로 좋은 징크스가 있는데 인터뷰를 한 선수들이 그해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현의 경우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그밖에 조민혁, 나정웅 등이 2년 연속 국가대표가 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초.중.고 대학.실업연맹에 바라는 것이 있을것 같다

이: 우선 초등연맹에는 엘리트 체육으로서의 선수양성보다 사회체육으로서의 테니스보급에 주력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비록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테니스의 파이를 키우는 일이고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초등연맹이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견해다. 초등연맹이 초등학교 테니스 보급에 앞장 선다면 한국테니스의 지속적인 발전이 보장된다.
중고연맹에서는 기술보다 체력,멘탈, 전략/전술 등 피지컬과 멘탈 트레이닝에 좀 더 집중해야 할 것을 주문한다. 어릴 때부터 선수들을 게임돌이로 키우면 테니스에 금방 싫증을 낸다. 평생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테니스를 중고생 시절에 장착해야 한다.
대학은 연중 열리는 대학리그를 신설해서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대학테니스를 한국테니스의 한 축으로 우뚝서게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일부 선수들이 대학이라는 학벌과 군대 연기를 위해 거쳐가는 형식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한다. 미국의 대학리그처럼 우리나라 대학테니스리그가 있으면 좋겠다.
실업연맹은 아마추어도 프로도 아닌 중간자리에 있지말고 진정한 프로화를 실현하여 세계무대에서 경쟁해야 한다. 실업테니스가 프로연맹으로 바뀌어야 테니스는 활성화된다. 각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많이 생긴다.

최:대학연맹은 대회 수를 보다 늘려 어중간한 대학 선수들이 힘들게 걸어 온 테니스를 포기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했으면 한다. 대학 소속 선수들은 공부하는 쪽으로 가기도 어렵고 전문 테니스 선수로의 길을 가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실업연맹은 홈페이지 활성화와 프로화를 향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고민들은 하는 것 같은데 보여지는 것은 없다.

박:각 연맹들이 각자 열심히 대회를 열면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연말에 전체가 모여 테니스인의 밤을 하면 좋겠다.

-우리나라 테니스의 장점을 꼽는다면

이: 집중을 통하여 효율적인 부분 최적화(partial optimization)를 만들어 내는 데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각 분야마다 앞서 말한 부족 요소들이 있지만 나름대로 잘 굴러간다.

최: 우리나라 교육열이 세계 최고로 평가받듯이 초등학교 테니스 선수 부모의 높은 열정이다. 자기 자식을 최고로 여긴다. 평생 그렇게 생각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 선수는 잘 될 것으로 보인다. 부모라는 평생 든든한 후원자가 있기 때문이다.

박: 우리나라 테니스 시계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굴러간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이: 첫째, 피라미드의 하부구조를 넒히고 다지는 저변확대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 여기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어야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보장된다.급한 마음에 이것을 건너뛰어 아무리 성과를 얻는다해도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성과에 불과 할뿐이다.
어렵고 힘들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Back to the basic!). 급한대로 한다면 모래위에 성을 쌓는 것이다.
둘째,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이미 이루어진 부분최적화(partial optimaization)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전체최적화(total optimization)를 실현해야 한다.모래알처럼 흩어져 이전투구해서는 한국테니스의 미래는 없다.

최: 비전을 가지고 테니스계를 선도 할 식견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수영의 박태환 같은 뛰어난 선수의 배출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

박: 실업연맹의 프로화다. 프로화가 되어야 테니스가 기업과 언론의 조명을 받고 스타가 연속해서 나온다. 기업들이 테니스에 투자를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올해 기자로서의 삶을 자평한다면

이: 새로운 기회였다. 좋아하는 일이라고 시작했지만 오리무중에서 좌충우돌하다 일신우일신하는 기분이었다.

최: 처음 해 보는 일이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 속에서 긍지와 보람을 느끼며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한 것 같다.
다만, 현장을 누비는 열혈취재 정신도 중요하지만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가지고 테니스계의 보다 큰 비젼과 정책을 제시하고 싶다.

박: 초등학생부터 80세 어르신에 이르기 까지 테니스 라켓을 잡은 테니스인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취재는 발로 하고 기사는 마음으로 써야 한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다. 정리 박원식 기자

테니스피플 홈페이지 기사 (전체 1,086건, 기간:2012.2.26~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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