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테니스연맹, 채경이-이창훈 은퇴식과 함께 연말시상식 가져

18일 한국실업테니스연맹(회장.이정훈)은 2012 한국실업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실내테니스코트에서 채경이(고양시청), 이창훈(산업은행) 선수의 은퇴식과 함께 실업테니스 연말시상식을 개최해 뜻 깊고 훈훈한 자리를 만들었다.

23년의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식에 선 채경이(고양시청)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청주 운천초 4학년때 처음 라켓을 잡고 테니스 선수의 길로 들어선 채경이는 청주여중을 거쳐 충북상고에 진학해 한해 선배인 김수애, 유선자, 반은영, 한해 후배인 장경미, 김진희와 함께 충북상고 황금기를 열었고 충북상고 2학년때부터 주니어 유망주로 한솔제지에 입단해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운천초부터 한솔제지까지 쭉 함께 한솥밥을 먹었던 장경미(인천시청)는 "경이 언니가 성격이 워낙 좋아 분위기 메이커였다. 바로 위 1년 선배라서 가끔은 무섭기도 했지만..."라고 운을 뗐다.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언니 고3때, 제가 고2때 코치없이 둘만 호주에 시합을 뛰러간 적이 있었다. 둘이 나가기가 처음이라 무섭고 한편으로는 스릴이 있었다. 시합 끝나고 둘이 호텔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방에 들어가 에너지는 넘쳐나고 둘이 밤새도록 침대위에서 춤추고 그랬다. 지금도 둘이 만나면 그때를 회상하며 웃는다"고 전했다.

채경이는 한솔제지 입단 후 2001년 WTA 269위를 찍으며 생애최고랭킹을 달성했고 포스틸과 경동도시가스를 거치고 잠시 코트를 떠났다. 채경이는 테니스 인생에 전환점이 되는 새로운 인연을 만났다. 바로 임지헌(고양시청) 감독이다. 임지헌 감독이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채경이는 2년간 지도자생활을 하다가 고양시청 창단과 함께 다시 현역으로 복귀했다.

늦었다는 말은 기우였다. 다시 코트에 선 채경이는 2008년 일본 도쿄서키트 우승과 미야자키챌린저 준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고 김해서키트 준우승과 고양서키트 2차대회 단, 복식 2관왕을 차지하며 랭킹을 323위까지 끌어 올리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채경이는 "2008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 해이다. 특히 홈에서 열린 고양서키트 단, 복식 우승이 가장 기뻤다. 미야자키챌린저 결승에서는 기미코 다테-크룸과 경기를 했었다"고 전했다.

실업여자테니스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채경이는 올 초 결혼을 하며 가정을 꾸렸고 이제 코트를 떠나 한남자의 아내로 돌아간다.

채경이는 "지금 심정은 시원섭섭하다. 지난 20년 동안 선수로 코트에 설 때마다 많은 압박을 받았는데 거기에서 벗어나 시원하지만, 가장 잘하고 가장 좋아하는 것이 테니스이기 때문에 그만큼 서운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채경이는 "일단 가정에 충실할 예정이다. 차후 테니스 지도자로의 길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께 은퇴식에 선 이창훈(산업은행)은 금성초 4학년때 테니스에 입문해 마포중, 마포고, 건국대를 졸업하고 산업은행에서 9년간의 선수생활을 마쳤다.

이창훈은 마포중 3학년때 종별 단, 복식 2관을 차지했고 마포고 3학년때는 장호배 우승을 차지한 주니어 기대주로 건국대 재학시절에는 베이징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해 복식 동메달을 차지하기도 했고 산업은행 입단 후 상무를 거치면서 9년 동안 한 우물을 팠다.

이창훈은 "아쉽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지금에서야 커서 후회한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선수시절 잘 할 수 있었고, 기대가 많았는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창훈은 페이스북에 코트를 떠나는 심경을 아래와 같이 밝혔다.

창훈아! 그동안 수고했다!

테니스를 시작했던 때가 생각나는구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실업, 상무, 산업은행 은퇴식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뭔가 허전한 이 기분... 시합장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테니스를 하면서 행복한 추억들 잊지 않겠습니다.

저를 가르쳐 주신 스승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선배님들, 후배님들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 저 이창훈 잊지 말아 주세요! 항상 여러분 곁에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창훈은 1월 중순부터 산업은행에서 행원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함께 열린 실업연맹 연말 시상식에서 남녀 올해의 선수상은 조민혁(세종시청), 이예라(NH농협은행)에게 돌아갔다.

조민혁은 안동오픈, 상주오픈, 순창 실업 2차 우승과 전국체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 한해 실업 테니스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예라는 올시즌 한국선수권, 영월 실업 1차, 상주오픈, 춘천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실업무대를 휩쓸었다.

감독상은 노광춘(안성시청), 임지헌(고양시청) 감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노광춘 감독은 안성시청 창단 감독으로 4년째 안성시청을 맡고 있으며 창단 첫해 대통령기 우승을 이끌었고 올해 영월 실업 1차대회 우승을 일궈내며 안성시청을 남자실업테니스 강호로 탈바꿈을 시키고 있다.

임지헌 감독은 실업연맹 총무이사로 묵묵히 충실히 연맹에 헌신했고 특히 실업대회장에서 원포인트 클리닉을 열 때 마다 강사로 나서서 동호인들과 함께 호흡을 하며 실업테니스 붐업에 일조를 한 공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 자리에서 대한테니스협회 미디어팀 정하대 기자도 공로상을 수상했다.

올 한해도 열심히 앞만 보고 뛰어온 실업테니스연맹이 실업선수들과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말시상식과 함께 은퇴식을 열고 훈훈하고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실업테니스연맹은 실업 1, 2차대회, 여수오픈, 상주오픈, 안동오픈, 춘천오픈, 안성오픈, 한국실업챔피언십 연간 8개 대회를 주최하고 했다.

특히 실업연맹은 오픈대회와 실업대회를 기반으로 각 지역을 돌며 대회기간중 동호인 원포인트 클리닉, 매직테니스 강습회, 지자체와 연계한 동호인대회 개최 등으로 테니스 붐업과 테니스보급에 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천=김도원 KTA 기자, 정하대 KTA 기자 kangspower@hotmail.com

대한테니스협회 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