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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달러 토양 위에 뿌리내린 ‘테니스 중동의 꿈’아부다비 국부펀드 운영 국유기업, 무바달라
글 오룡 ‘오늘의 코멘터리’ 편집주간 사진 무바달라  |  tennis@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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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8  17: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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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바달라챔피언십에 출전한 정현

프로 월드투어가 방학 중인 연말연초에도 테니스대회는 열린다. 지난 연말(12월19~21일) 사흘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제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무바달라(Mubadala) 월드 테니스 챔피언십이 그 중 하나. 우리에겐 다소 낯설지만 11년 연륜의 나름 정평 난 대회다.

최정상급 남자 6명, 여자 2명만 초청하는 이벤트 대회인데, 정현(23·128위)이 2년 연속 초청됐다. 결과는 아쉬운 2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이벤트 대회답게 상금은 우승자 독식체제다. 이번 대회에선 명실공히 세계정상 라파엘 나달(33·스페인)이 상금 25만 달러(약 2억9000만 원)를 챙겼다.

 

   
▲ 나달이 우승하고 치치파스가 준우승했다

나달은 결승에서 시즌 왕중왕을 차지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그리스·6위)를 따돌렸다. 이 대회 5회 우승으로 최다우승 기록도 세웠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나달은 “2019년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랭킹포인트와 무관한 시즌 번외 대회지만 한 해를 마감하는 이벤트로서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역대 우승자를 보면 이 대회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나달에 이어 노박 조코비치(32·세르비아·2위)가 4회, 앤디 머리(32·영국·125위)가 2회, 케빈 앤더슨(33·남아공·91위)가 1회 우승했다. 2009년 시작된 대회지만 2011년 1월과 12월 두 차례 열려 횟수는 12회다.

상위 랭킹 참가가 의무화된 ATP 투어대회가 아님에도 이처럼 휴식기에 정상급 스타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배경에는 막강한 중동 ‘오일 달러’가 있다. 대회 타이틀 파트너인 무바달라가 그 장본인이다. 무바달라는 왕실이 국부(國富)를 움켜쥔 전형적인 중동 산유국 국유기업 중 하나다.

정식 이름은 무바달라투자공사. 무바달라의 연혁은 UAE 역사 그 자체다. 1971년 독립부터 2004년 사망 때까지 대통령이었던 UAE의 국부(國父) 자이드 국왕(Sheikh Zayed Bin Sultan Al Nahyan)은 1984년 석유사업을 관장하는 국제석유투자공사(IPIC)를 세웠다. IPIC는 이후 사업영역을 금융·의료·반도체 등으로 확장했다.

무바달라는 이 IPIC의 지주회사로 2017년 설립됐다. ‘오일 달러’의 상징이자 세계 13위 국부펀드로 평가되는 ‘무바달라 캐피탈’의 운영사가 된 것이다. 무바달라와 IPIC는 주식이 통합된 자매회사다. 민간경제 개념상 한 회사로 합자됐다는 뜻이다.

기업명 자체가 주식이 호환되는 통합회사라는 뜻이다. 아랍어 ‘무바달라’는 ‘교환(스왑)’이란 의미의 경제용어다. 국제금융시장의 큰손인 국부펀드는 해당 정부가 외환보유고와 별도로 잉여자금을 재원으로 조성해 운용하는 펀드다. 그래서 수익률이 높은 채권, 주식, 부동산 등 전 세계 금융자산에 투자된다.

‘초특급 스타들의 잔치’ 개최

최근에는 UAE 국부펀드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7개 토후국으로 구성된 UAE는 경제운영을 자율적으로 하는데, 원유 산출이 아부다비에 집중돼 있어 아부다비 국부펀드 규모가 그만큼 크다.

현재 국가별 국부펀드 규모는 UAE가 중국에 이어 2위, 아부다비 국부펀드는 UAE 전체 중 62%인 8200억 달러(약 950조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바달라는 국부펀드를 첨단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글로벌파운더리스를 인수한 것이 그 한 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집적회로 분야에서 세계 2위 기업이다.

 

   
▲ 무바달라 석유개발 투자 현황

이처럼 거대 투자자인 무바달라가 기업명을 타이틀로 내걸 정도로 테니스대회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세계 테니스 판도는 유럽·북미·대양주로 기울어져 있다. 서방은 개최 대회와 세계랭킹, 경기력과 대중적 인기, 시장규모와 영향력에서 다른 지역을 압도한다.

그런 가운데 중국과 중동이 자본력을 앞세워 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테니스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중동은 유럽에 가까운 입지와 따뜻한 기후가 장점이다. 무바달라 월드 챔피언십을 12월말에 열 수 있는 것이다. UAE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은 에너지산업을 대체한 차세대 산업으로 금융·문화·미디어 등 소프트파워 키우기에 골몰해왔다.

물론 스포츠산업도 그 중 하나다. 테니스의 경우 이미 남자프로(ATP) 카타르 엑손모빌 오픈, 여자프로(WTA) 두바이 챔피언십, 카타르 토탈 오픈 등 굵직한 대회가 생겼다. WTA 시즌 왕중왕을 가리는 파이널스도 싱가포르를 거쳐 지난해 중국 주하이로 가기 전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다.

두바이에 본부를 둔 UAE 국적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은 유럽 프로축구에 대한 전방위적 후원에 이어 테니스시장에서도 큰손으로 떠올랐다. 그랜드슬램 대회에, 그것도 호주오픈·프랑스오픈·US오픈 등 3개 메이저 대회 주요 스폰서를 맡고 있다. 전 세계 항공사 중 메이저 대회 스폰서는 에미레이트항공이 유일하다.

무바달라 월드 챔피언십의 다른 파트너들도 스포츠시장을 향한 중동의 꿈 실현을 거들고 있다. 이 대회 개최권자는 아부다비에 본부를 둔 문화·스포츠 기획사 플래시 엔터테인먼트다. 또 이벤트 파트너로 참여한 세계 최대 스포츠기획사 IMG가 대회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IMG는 이번 대회에서 어린이 테니스교실, 팬 사인회를 여는 등 특유의 마케팅 수완을 발휘했다.

IMG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광고모델, 이름 빌려주기, 각종 판촉성 모임 참석, 영화·TV 출연 등 마케팅 기법을 개발한 스포츠 매니지먼트사다. 각종 대회 주최는 물론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 대행, 선수선발, 마케팅 대행 등 스포츠 전 분야에 손대고 있다. 정현 선수가 2년 연속 초청받은 것도 IMG코리아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테니스피플> 188호 14면 바로보기 

http://www.srook.net/tennispeople/637141263971819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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