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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홍종문배 취재 단상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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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5  07: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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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에 시작한 장호홍종문배는 올해로 63회째를 맞아 25일 결승전만을 남겨뒀다.

개인이 대회를 열어 63회를 이어가는 경우는 국내에서 이덕희배국제주니어대회와 더불어 단 두개 뿐이다. 외부의 손을 빌리지 않고 하는 경우는 장호홍종문배가 유일하다.

우리나라 테니스 주니어 육성을 위해 벌인 전 대한테니스협회 홍종문 회장의 일은 아들(순모,순용) 형제와 손자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호 사후 유족들이 선친의 뜻을 받들어 국내 유일의 테니스재단을 만들고 대회를 열고 있다. 이 일을 위해 법조인, 전문테니스인, 경영인으로 구성된 재단 이사회를 운영하고 실무를 위해 집행위원회를 만들어 일이 지속되도록 하고 있다. 장호테니스재단은 대회를 통해 우수선수 지원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해마다 가을에 주로 열린 장호배는 전국각처의 우수 선수들을 초청해 열었다. 올해는 남녀 모두 랭킹 순으로 뽑았다.

남자부에선 최근 전국체전 고등부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강원도 양구에서 16명중 6명(양구중 2명 포함)이 출전해 결승에 양구고 김민준이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그밖에 경기도 전곡고와 삼일공고, 서울 마포고와 서울고, 서초중, 부산 동래고, 경북 구미 현일고. 경북 안동고 선수들이 출전했고 학교가 아닌 M스포츠클럽에 속해 훈련하는 선수도 출전하게 됐다.

여자부의 경우는 16명중 중앙여고에서 8명의 선수가 출전해 8강에 7명이 진출하고 준결승과 결승에서 중앙여고 선수끼리 승패를 가리게 됐다.

경기 오산중과 오산정보고와 수원여고, 경북 안동여고(3명), 강원도 원주여고와 강릉정보고 등이 여자부에 출전했다.

22일부터 장충장호테니스장에서 열린 대회에 테니스협회에서 주요 직책을 과거에 맡아 봉사한 인사들이나 현재 테니스협회 몇몇 인사들이 대회장을 찾았다.
역대 장호배 우승자들과 장호를 기억하는 테니스인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테니스 동호인으로 한켠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묵묵히 지켜보다 조용히 가는 테니스 애호가들도 63회 장호배를 지켜봤다.

대회 집행위원회에선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관중들에게 수시로 차 대접을 하며 대회 가꾸는 일을 했다. 심지어 선수들에게 그랜드슬램에서나 하는 대형 수건에 우승트로피와 금박 글자를 새겨 제공해 대회 출전의 자부심을 오래 간직하게 했다. 이긴 선수에게 소정의 체재비를 제공해 다음날 경기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의미를 전달했다. 예전에는 장충동 한 숙소를 정해 출전 선수 단체로 사용하던 것을 이제 세월이 바뀌어 개인에게 체재비를 제공하는 쪽으로 시스템이 바뀌었다.

경기는 선수들을 가장 가까이서 앉아 볼 수 있는 구조의 코트에서 진행됐다. 베이스라인 뒤에서 보는 맛은 관중석 구조상 없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코트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가장 가까이서 눈에 담을 수 있는 코트에서 경기를 했다.

코트는 새로 100회 전국체육대회를 위해 단장됐다. 바닥 시공업체가 여러가지를 감안해 한 결과 코트 페이스가 느려 강타와 서브로 득점하는 속전속결 공격형 선수가 기량 발휘하기 힘들었다. 대회 공식 사용구는 대회를 진행하는 한국중고테니스연맹에서 사용하는 헤드 볼을 사용하는데 중고연맹에서 평소에 사용하는 헤드 챔피언십이 아닌 조금 높은 품질의 헤드 프로 볼을 사용했다.

경기가 점심시간대를 지나 끝나도 선수들을 위한 식사제공팀은 대기중이고 한 선수라도 끼니를 거르는 일이 없도록 일일이 챙기는 것도 집행위원회와 장호 재단 가족들이 했다.

아무튼 대회는 전통과 정성으로 이어지며 테니스의 격과 윔블던스러운 모습을 우리나라에서 보이고 있다. 웬만한 선수들과 부모 그리고 지도자들 마음속에 꼭 출전하고 싶은 대회로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처음 4강에 오른 동래고 3학년 송승하는 명지대 진학하기 전에 결승에 한번 가보려고 준결승에서 두시간 넘게 마포고 김동주와 코트에서 경기 막판에 타이브레이크 가는 접전을 벌였다.

고성능 카메라로 동작을 찍으면 자세가 잘 나오는 양구고 윤현덕은 11시에 시작한 경기를 두시 반에 끝날 정도로 세시간 반 가까이 경기를 했다. 3세트 막판에 다리 근육경련을 이겨내고 결승에 진출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같은 학교 선배 김근준에게 결승 티켓을 넘겼다. 아버지는 경기내내 아들의 경기를 서서 지켜보다 끝을 못보고 총총이 발길을 돌렸다.

대회 관계자는 장호배 사상 쥐가 난 경우가 드물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고 나온 선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경기를 마친 것에 대해 격려를 했다.

장호배는 60년넘게 대회를 거쳐간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하는 지를 묵묵히 지켜봤다. 선수들이 활개를 치도록 멍석을 깔아 주었고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맘껏 보였다. 해마다 대회때마다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은 장호의 뜻을 재확인하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어느 해는 묘목이 약해보이기도 하고 잘 자랄지 걱정도 들지만 내색않고 지켜만 본다. 여자 선수들이 좀더 잘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지난해보다 여자선수들 사이에서 아주 공격적인 샷들이 많이 나와 보기 좋다'는 표현으로 둘러했다.

'남자선수들도 1회전부터 박빙의 승부를 펼쳐 흥미진진했다'고도 말했다.


장호재단은 나무가 굵어지는데 그저 물과 영양분, 관심이 제일이라는 듯 묵묵히 그것을 대고 지켜보는 일을 하고 있다.

급한 생각에 재단에서 전문 트레이닝 센터 짓고 우수 선수 전국 각처에서 선발해 모아 놓고 지도자에게 현대테니스를 쫓아갈 수 있는 기술과 체력, 섭생을 선수들에게 가르쳐 역대 장호배 우승자 가운데 현재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을 여럿 배출하게 하는 마음도 들지만 세상 이치가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장호배에서 보여주고 있다. 나서서 될 일이 아니고 마당만 꾸준히 만들어주면 된다는 것이다.

국제랭킹이다, 국제경쟁력이다 뭐다해서 장호배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고들 해,  63회째 대회를 이어가며 선수들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내려 하고 있다. 그래도 가을 저녁 남산 기슭 타고 내려오는 찬바람 마다않고 노신사,마담들은 면면히 그저 묵묵히 지켜보고 석양무렵까지 자리 지키며 선수들에게 박수치는 일만큼 선수들을 키워내는 보약이 없다고 여겨 보인다.  묵묵히 그러나 한결같이.

 

   
▲ 권순우 정현 등에 이어 투어선수가 될 우리들의 자랑스런 테니스 유망주 김근준 김동주. 25일 장호배 결승에서 만난다. 이승근 KTA 경기력향상위원장(왼쪽)과 홍콩부르게라아카데미에서 훈련중인 신우빈 선수의 아버지 신세민씨가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전하고 박수를 보냈다. 한 선수를 내려면 온마을이 박수를 보내고 격려해야 한다. 장호배 어른들이 그 일에 앞장서고 60년 넘게 하고 있다. 나무는 이렇게 자란다
   
 

테니스기자하면서 그 어느 그랜드슬램보다, 그 어느 국내 대회보다 취재를 많이 한 대회가 있다면 장호배다. 어려서 자주 간 장충장호코트에서 대회가 열리기도 하고 해마다 10월 셋째주면 테니스 공 쫓아다니는 어느정도 마무리 된다. 그때 시기 적절하게 장호배가 열린다. 대회장에서 따뜻한 국밥 한그릇 늘 대하면서 푸근한 엄마의 품과도 같은 취재현장이다. 하고자하는 선수들을 보고 부모들의 고생을 보고 지도자들의 경기내내 서서 보는 심정들이 절절이 묻어나는 곳이 장호배다.  해마다 반복되어 하는 일에 무슨 감흥이 있을까 궁금해서 며칠 다니다보니 또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장호재단 홍순모 명예이사장이 근육 경련으로 경기 막판 포기할 뻔한 경기를 끝까지 선전한 윤현덕(양구고)을 격려했다

 

   
 이번 대회 남자 준결승전은 경기 끝날때까지 변수가 많아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힘든 경기 탓에 선수들이 서로 악수 대신 포옹하며 격전의 감격을 나눴다. 양구고 김근준(오른쪽)과 양구고 윤현덕

 

   
 마포고 김동주(왼쪽)와 동래고 송승하가 경기 뒤 2세트 타이브레이크를 하면서 접전했다

 

   
 
   
 외국인 관중

 

   
 장충장호코트 조기회원. 현재는 하드코트가 무릎에 안좋게 느껴져 인근 클레이코트로 아침운동 장소를 옮겼다고 한다.  딸에게 선물받은 윔블던 2011 모자를 쓰고 계셨다. 테니스하는 부모들에게 그랜드슬램 기념 모자는 좋아하는 선물이다 

 

   
 대회 기간 내내 점심을 제공하는 장호배. '사이참'이라는 이동식 밥차가 오래전부터 장호배 식사를 담당했다. 아버지가 하던 일을 아들이 이어 받아 하고 있다

 

   
 장호배 3연패에 도전하는 중앙여고 2학년 백다연. 올해 우승하면 내년에 한번 더 출전해 대회 여자부 사상 첫 4연패를 기록하게 된다. 남자는 임용규(당시 안동중-안동고)가 대회 4연패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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