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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 인지도 낮지만 세계 스포츠시장 움직이는 중국의 힘25년 전통 중국 스포츠 브랜드 선두주자
글 오룡 ‘오늘의 코멘터리’ 편집주간 사진 안타  |  tennis@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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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03  16: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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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포츠 브랜드의 기세가 무섭다. 세계 스포츠시장을 주름잡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중국이 만든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가 뭐냐 물으면 선뜻 떠오르는 이름이 없을지 모른다.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만 갖고 따지면 나이키, 아디다스, 윌슨 같은 빅네임과 비교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급성장해온 스포츠시장을 중국이 앉아서 바라보고만 있었을 리 만무하다. 지난 30년간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스포츠 용품·의류·매니지먼트 기업을 키웠다. 그 결과 승자로 떠오른 3대 스포츠 브랜드가 리닝(Li Ning), 안타(ANTA), 361°다.

그 밖에 ERKE, 터부(特步), PEAK(匹克), 구이런니아오등이 족보에 이름을 올렸다. 체조 스타 리닝의 이름을 딴 리닝과 수영 스타 쑨양을 후원해온 361°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스폰서로 나서며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펼쳐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절호의 무대가 됐음은 물론이다.
 

   
 

중국 스포츠 기업은 자체 이름값을 높이는 한편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사냥에 나선 것이다. 안타스포츠가 지난해 말 아머스포츠(Amer Sports)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인수가는 45억 유로(약 5조9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머스포츠가 어떤 기업인가. 핀란드 헬싱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다국적기업 아닌가. 보유한 브랜드만 해도 테니스용품 부동의 1위인 윌슨을 비롯해 아웃도어 최정상 아크테릭스, 전통의 스키장비 살로몬과 아토믹, 매빅, 프리코, 엔비, 아르마다, 스포츠 트랙커 등 세계적 이름이 즐비하다.
 

   
▲ 창업자 딩스중 회장

오늘날 중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한 안타의 시작은 미약했다. 푸젠(福建)성의 작은 어촌 진장(晋江)에서 차린 신발공방이 성공신화의 출발점이었다. 창업자는 딩스중(丁世忠). 1986년 16세였던 그는 아버지와 함께 만든 신발 600켤레를 들고 베이징으로 돌진했다.

장사 수완을 타고난 그는 베이징 왕푸징을 비롯한 주요 상점에 자신의 신발을 까는 데 성공했다. 품질을 인정받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나이키에 납품하기에 이르렀다. 그 때 “같은 신발인데 노브랜드는 고작 몇 십 위안, 브랜드는 몇 백 위안에 팔리는 이유가 뭘까" 생각했다고 한다. 고유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1994년 브랜드 론칭과 함께 회사를 창업했다.

브랜드명 안타(安踏)는 ‘안전하고, 견실하게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뜻이다. ERKE가 나이키 짝퉁으로 출발했듯 안타도 ‘중국의 나이키’란 이미지를 밀어붙였다. 이후 진장에는 신발공장 3000여 개가 들어서 ‘짝퉁 신발의 메카’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짝퉁 신발의 메카’ 푸젠성 출신

딩스중은 1999년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연매출과 맞먹는 80만 위안을 들여 애틀란타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쿵링후이를 모델로 쓴 것. 그러면서 “중국인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브랜드 퀄러티의 대중적 제품을 만든다”는 모토 아래 중소도시를 집중 공략했다. 그의 선택은 적중해 운동화시장 점유율이 13%까지 치솟았다.

안타의 마케팅 슬로건은 ‘끊임없이 움직인다(KEEP MOVING)’이다. 신발과 의류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2010년대 들어 업계 1위 리닝을 제쳤다. 마침내 연간 신발 7000만 켤레, 스포츠웨어 9000만 장 이상을 전국 9500여 개 매장에서 파는 대형 브랜드로 우뚝 섰다.

안타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2008년부터 한국 디자이너를 직접 고용해 디자인파워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이 인수한 휠라(FILA)와 코오롱스포츠, 일본의 데쌍트 중국 내 브랜드 운영권을 확보해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여왔다. 중국 휠라와 중국 코오롱스포츠는 한국인 MD, 디자이너들이 핵심인력으로 일하고 있다.

딩스중 회장은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인기배우 성룡과 함께 개막일 스타디움 연결 주자로 달리며 “나는 중국의 안타에서 왔다"고 외쳐 눈길을 끌었다. 그가 이처럼 적극성을 보인 것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노린 포석이다.

아머스포츠 인수를 통해 유럽 저명 겨울스포츠 브랜드를 대거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스키, 사이클, 아웃도어 등으로 영업범위를 넓히고 2015년 인수한 영국 브랜드 스프란디와 함께 북미·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것이다.

안타는 베이징동계올림픽 중국 선수단 유니폼 공급업체로 지정돼 있다. 중국 전역 안타 매장에는 이미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제품 시리즈가 출시돼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만 해도 리닝이 중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공급했으나 2010년 런던올림픽은 유니폼 공급을 안타가 꿰찼다. 그 새 중국 스포츠 브랜드 왕좌가 안타로 넘어간 셈이다.
 

   
 

‘안타의 시대’를 열기까지 안타는 중국시장에 집중했다. 대도시뿐 아니라 전국 구석구석 중소도시, 농촌에 공장을 짓고 매장을 내 지역시장을 개척했다. 해외진출 여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내시장 잠재 규모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안타가 지난해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이제 우리의 목표는 세계”임을 선언했다. 런던올림픽 유니폼 공급업체로 나선 것이 세계무대 진출의 발판이 됐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글로벌 브랜드로 올라서는 확실한 디딤돌로 삼겠다는 딩 회장의 전략이다. 국민 스포츠 브랜드 입지를 굳힌 안타가 해외시장에서도 ‘메이드 인 차이나’ 질주를 이어갈지 세계인들이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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