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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 미래 꿈꾸는 선수들의 과감한 선택16세 구연우, 15세 이은지 각각 홍콩, 스페인 조기 유학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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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6  10: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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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현

22일, 캐롤리나 무호바(체코, WTA 45위)가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단식 결승 경기는 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약 여섯 시간 지연되었으나 많은 관중이 마지막까지 남아 늦은 시간까지 결승 경기를 응원했다.

지난 2004년 처음 개최된 코리아오픈은 국내 유일의 투어 대회로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몰리는 대회다. 특히 매년 추석 연휴에 개최되는 만큼 많은 관중이 올림픽공원을 찾는다. 특히 최근 권순우(CJ제일제당•ATP 91위)와 정현(ATP 145위)의 활약으로 남자 테니스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만큼 그 뒤를 이을 여자 선수들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들의 활약은 볼 수 없어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자력으로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으며, 예선에 다섯 명, 본선에 두 명이 와일드카드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17살 박소현(CJ제일제당•ITF 주니어 19위•WTA 701위) 외 나머지 다섯 명의 선수들은 첫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기존 선수들과 다른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여자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테니스는 그 동안 주니어들이 오렌지볼과 같은 세계적인 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면 국내 무대에 안주하여 점점 세계적인 수준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도 충분한 대우를 받아 구태여 힘들게 해외 무대에 도전하지 않게 되는 부분도 있으나, 해외 투어를 다니기에는 연간 억 단위의 돈이 들기에 선뜻 투어 생활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 구연우

 

   
▲ 이은지

 그러나 최근 과감히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당찬 여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세계 여자 테니스의 최정상을 꿈꾸며 빠른 투어 생활 정착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일찍이 해외에서의 경험을 쌓기로 했다.

이번 코리아오픈 예선 1회전에서 본인보다 랭킹이 500 계단 높은 유 사오디(중국•WTA 220위)를 꺾고 한국 선수들 중 유일하게 1승을 차지한 박소현은 오랜 고민 끝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포기하고 해외 투어를 선택했다. ITF(세계테니스연맹)에서 각국 유망주들의 발전을 위해 그랜드슬램발전기금으로 운영하는 18세부 투어링팀 프로그램에 지원, 선발되어 팀 내 유일한 한국인으로써 여러 나라에서 온 선수들과 함께 숙식하고 훈련하며 총 약 12주간 테니스뿐만 아니라 영어, 식생활, 문화 등에 있어 다양한 경험을 했다. 지난 해 오렌지보울 복식 우승을 차지한 박소현은 올해 4월 ITF 터키 안탈리아 W15 프로 서키트 대회에서 단식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올해 US오픈 주니어대회를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개인 코치, 트레이너와 함께 프로 무대에 본격적으로 도전을 시작했다.

박소현보다 한 살 어린 구연우(CJ제일제당•ITF 주니어 81위) 역시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홍콩의 한적한 산기슭에 위치한 브루게라 아카데미에서 홀로 지내며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소화하고 있으며 스페인, 남미에서 온 열정적인 코치들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영월에서 개최된 ITF 영월 W15 프로 서키트 대회에서 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단식 정상에 오르며 그간의 혹독한 훈련의 결실을 보았다.

아직 중학생인 이은지(CJ제일제당)는 스페인의 라파나달아카데미로의 유학을 선택한 지 벌써 1년이 되었다. 다소 늦게 테니스를 시작했으나 빠른 유학길에 올라 테니스 선수로서의 식습관, 생활습관을 몸에 익혔다. 아카데미의 유일한 한국 학생으로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완벽하게 적응하여 외국 친구들, 코치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며 영어를 비롯 스페인어까지 배우고 있다.

어린 나이에 외국 생활에 적응을 마친 선수들은 해외 투어에 있어 많은 이들이 힘들어하는 외로움과 낯섦을 잘 이겨내어 보다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고 더욱 오래도록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나 중국의 리 나 역시 어린 나이부터 해외에서 훈련한 경험을 토대로 투어를 다니며 아시아 테니스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었다. 박소현, 구연우, 이은지가 앞으로 한국 테니스의 테니스에 어떤 새로운 기록을 세울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이 이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한 후원사가 있다. 지속적으로 해외 투어를 다니기 위해서는 대회 참가비, 항공료, 숙식비가 만만치 않다. 여기에 코치 한 명을 동행하게 되면 항공료, 숙식비가 2배가 되며 코치 수당까지 추가 되어 1년에 1억이 넘는 큰 돈이 든다. 해외 아카데미로 베이스 캠프를 옮겨 훈련하는 비용 역시 마찬가지다. 그간 많은 한국 선수들이 더 꿈을 펼치지 못한 이유다.

다행히도 박소현, 구연우, 이은지는 일찍이 가능성을 인정 받아 보다 편한 마음으로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최근 제2의 정현으로 떠오른 권순우 역시 후원사의 안정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투어 생활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지난 6월 윔블던 이후 참가한 모든 그랜드슬램 및 ATP 투어 대회에서 6개 대회 연속 예선 통과하여 본선에 진출했다. 정윤성(CJ제일제당•ATP 284위) 역시 CJ그룹의 지원으로 해외 아카데미에서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었으며 유럽, 미국, 호주, 아시아 등지에서 개최되는 많은 대회에 참가하여 랭킹 포인트를 쌓아 지난 7월 커리어하이 ATP 233위를 달성했다.

박소현, 구연우, 이은지 역시 앞으로 한국 여자 테니스의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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